안녕하세요, 詩詩낙락 담당자들입니다. 우리의 마음처럼 종잡을 수 없는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무섭게 쏟아지는 비 때문에 안타까운 일들도 있었는데요. 부디 더 이상의 비 피해가 없길 바랍니다.
벌써 세 번째 레터를 보냅니다. 벌써라고 하기에 민망하지만 구독자님들과 5개월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단지 레터 하나로 엮였을 뿐인데, 이상한 내적 친밀감이 생겼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방명록과 의견함에 소중한 글을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나은 詩詩낙락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두 달 만에 다시 돌아온 세 번째 레터, 구독자님들이 오늘도 변함없이 시와 친해지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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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금관악기가 가득한 표지, 그리고 ‘굴뚝의 기사’. 보자마자 영국의 근위대와 산타클로스가 생각났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떠올랐나요? 표지만 보고 어떤 시집인지 짐작할 순 없지만, 다양한 상상을 하다 보면 시집에서 만나게 될 이야기들이 더 기대되곤 합니다.
세 번째 레터에서는 서대경 시인의 신작 시집 『굴뚝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굴뚝의 기사』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초월한 시세계를 보여주는 서대경 시인이 11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입니다. 자본주의 도시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체불명의 ‘나’를 묘사한 시 32편과 본래적인 나의 모습에 관한 고찰을 담은 에세이 「원숭이와 나」를 실었습니다.
요즘, 우리가 많이 접하는 ‘타자를 향하는 시’는 분열된 자아와 거의 관계없는 형식으로 드러나거나 아예 분열을 은폐하는 방식으로 완성됩니다. 하지만 서대경 시인의 시는 분열된 자신을 드러내며 ‘시 쓰기’의 고통을 섣부른 위로나 감동이라는 의미로 환원하기를 거부하고, 나아가 분열된 자신과 마주하는 방식을 통해 스스로 고통 속으로 투신합니다.
이번 시집에는 서대경 시인의 분열된 다양한 자아가 등장하는데요. 그 자아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 詩詩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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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경
2004년 『시와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가 있으며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인스타그램 : @hanulbo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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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대경 시인님의 두 번째 시집이 나왔습니다. 11년 만에 나온 반가운 시집인데요. 오랜만에 시집을 출간한 소감이 어떠신지요? 또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시집을 내며 겨우 이 정도인가, 하는 씁쓸함과 지난 작업을 일단락한다는 데서 오는 홀가분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시를 공부하고 가르치며 별일 없이 게으르게 살고 있습니다.
2. 20년 가까이 시를 쓰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시를 만나 시인이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처음엔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대학에 들어오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시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나라는 존재자가, 그리고 나와 다른 타자가, 또는 세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에서 오는 충격’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3. PC방에서 시를 쓰신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도 PC방에서 시를 쓰시나요? 시인님만의 작업 공간이나 집필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요즘은 주로 카페에서 초고를 쓰고 집에 돌아와 완성하는 편입니다. 시를 쓰기 전에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고 다만 충분한 수면을 취한 뒤 적당한 잡음 속에서 써나갑니다.
4. 『굴뚝의 기사』라는 제목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이 제목을 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어떤 물음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어떻게 에고의 굴뚝 밖으로 나갈 것인가’가 아닌가 합니다. 또한 시 속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요나’가 ‘흰 무無’의 차원을 대변한다고 한다면 굴뚝의 기사는 ‘검은 무’의 차원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흰 무’와 ‘검은 무’는 이번 시집의 수록작 「화이트 홀딩바움」에 나오는 표현인데, 사실 이 표현들은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서 가져온(훔쳐 온) 것입니다.
5. 이번 시집에는 ‘나-원숭이’의 이원성을 드러내며 분열된 자아를 객관화하여 들여다보는 개성 있는 시편들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독특한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어디서 이런 것들이 찾아왔는지 저도 모릅니다. 그것은 의식 속에 떠오른 시의 첫 문장이 어디서 왔는지를 묻는 것과 같이 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6. 시를 읽다 보면 음습하고 황량한 도시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기차와 전차가 뒤섞여 달리는 와중에 술꾼들이 비좁은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이런 배경을 설정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시인님이 생각하는 도시의 느낌도 궁금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적 도시가 뿜어내는 화려한 광채의 이면에는 욕망의 황량한 순환과 그에 따르는 존재의 소외와 폭력이 도사리고 있다고 느낍니다. 결국 시집 속에서 그려지는 잿빛 도시는 제가 느끼는 심리적 현실 세계의 실체가 구상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시 속에 다양한 화자들이 등장합니다. 요나, 흡혈귀 소설가, 천사, 원숭이, 소매치기, 술꾼 등 여러 화자가 있는데요. 시인님의 평소 모습과 가장 가까운 화자는 누구인가요?
그 누구도 저와 가깝다고 생각되지 않지만, 나라는 존재의 윤곽을 구성하는 것은 결국 타자들임을 생각해볼 때, 그들 모두가 또한 저와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8. 이번 시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시나 작품과 관련된 실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전반적으로 제가 쓴 모든 작품들이 한심스럽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을 미워하지도 특별히 애정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제가 쓴 모든 작품들에게 일종의 ‘우정’과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이번 시집에 수록한 작품들 중에서 저의 실제 경험이 녹아 있다고 볼 만한 것은 없습니다.
9. 에세이에서 “무협-시를 쓰려 한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시인님만 할 수 있는 재미난 발상인 것 같습니다. 시인님이 쓰신 ‘무협-시’가 궁금했는데 실패했다고 하셔서 정말 아쉬웠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쓰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아직 이렇다 할 계획도 구상도 없습니다. 아마도 전과 다름없이 천천히, 게으르게 써나갈 것 같습니다. 다만 제 언어가 좀 더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10. 시를 처음 접하거나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또 시인님의 합평 수업을 듣는 습작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시를 해석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 시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살아내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치 내가 시인이 되어 지금 내가 읽고 있는 한 문장 한 문장을 직접 쓰고 있는 것처럼요. 시를 해석하려는 마음은 이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 쉽습니다. 시를 살아낼 때 이해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시를 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이승훈 시인의 「말의 사랑」이라는 작품을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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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다음은 시인님을 잠시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밸런스 게임입니다. 두 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를 골라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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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생 원숭이 한 마리를 데리고 살 수 있다면 어떤 원숭이와 살겠는가? 글 대신 써주는 원숭이 VS 돈 대신 벌어주는 원숭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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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신 벌어주는 원숭이를 고르겠습니다. 남이 대신 쓴 글은 내가 쓴 글일 수 없지만 돈은 남이 벌든 내가 벌든 그저 돈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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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계적인 문인과 매일 5초 통화 VS 세계적인 문인과 딱 한 번 한 시간 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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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작품에는 관심이 있지만 작품을 쓴 작가에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둘 다 달갑지 않은 선택지이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문인과의 식사 자리라면 맛있는 음식이 나올 것 같으므로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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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대방 생각 읽는 능력 VS 내 마음 절대 안 들키는 능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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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생각을 읽는 능력을 선택하겠습니다. 상대방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면 삶이 여러모로 더 흥미진진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내 마음을 남에게 좀 들킨다고 해서 특별히 큰일이 벌어지거나 할 것 같진 않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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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기를 고르겠습니다. 천국은 도무지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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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집에서 귀신 보기 VS 집에서 원숭이 키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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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은 끝까지 데면데면한 타인으로 남을 것 같지만 원숭이는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원숭이를 선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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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편지 잘 읽으셨나요?
서대경 시인의 멋진 편지에
답장하고 싶다면 버튼을 눌러주세요.
편지에 대한 답도 좋고, 간단한 안부 인사도 좋습니다.
자유롭게 답장을 적어주시면, 서대경 시인에게 전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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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스통 바슐라르, 『공기와 꿈』, 정영란 옮김, 이학사
시란 명사 속의 동사를 일깨우는 것. 상상력, 나아가 시적 언어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를 처음으로 어렴풋이 깨닫게 했던 책입니다.
2. 김구용, 『구곡九曲』, 솔출판사
김구용은 한국 현대시의 ‘절정’이라 부를 만합니다.
3. 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안티 오이디푸스』, 김재인 옮김, 민음사
권력장權力場으로서의 언어, 나아가 현실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문학을 보다 깊게 사유하게 했던 책입니다.
4. 김종삼, 『김종삼 전집』, 권명옥 엮음, 나남출판
지극하게 존재한다는 것, 바로 거기에 시의 본령이 있음을 매번 새로이 깨닫게 하는 시집입니다.
5. 노자, 『도덕경』
언제든 돌아가 쉴 수 있는 맑고 깊은 시의 계곡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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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어떤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서재가 궁금해지곤 합니다. 그가 읽은 책으로 그의 전부를 알 수 없지만 내면을 엿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
다채로운 사유와 아름다운 언어로 가득한 서대경 시인의 이번 시집을 읽으며, 시인은 어떤 책을 읽을까 무척 궁금해졌는데요. 서대경 시인의 시세계에 영향을 준 책을 공개합니다.
추천한 5권의 책을 읽으면 시인의 시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시집을 읽고 5권의 책도 함께 읽어보세요!
여러분의 삶에 영향을 준 인생책이 있나요?
학창 시절에 세상을 달리 보게 해준 책이나, 어른이 되어 힘든 시기를 지날 때에 힘이 되어준 책처럼 여러분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 말이지요. 그림책부터 인문서 그리고 소설책, 시집 넓게는 만화책까지…… 커다란 ‘책’에 속하는 나만의 인생책, 아마 한 권쯤(혹은 그 이상) 있지 않을까요.
이번 주말에는 각자의 인생책을 꺼내 다시 펼쳐 보면 어떨까요? 왜 인생책으로 꼽았는지 다시 상기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구독자님들의 인생책을 詩詩낙락 방명록에 공유해주세요. 좋은 책들을 함께 나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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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K : 예니 에르펜베크의 장편소설 『모든 저녁이 저물 때』를 꼭 읽어보세요. '만약에'라는 가정으로 격동의 시대에서 한 여자가 살아낼 수 있었던 삶과 죽음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독특한 구성과 주술적인 언어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소설, 강력 추천합니다!
마케터 Y : 저의 인생책은 최은영 소설집 『쇼코의 미소』예요. 처음 읽었을 때 표제작의 주인공과 그때 당시 제가 처한 상황이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다 읽고, 뭐랄까요.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았습니다.
디자이너 P : 이승우 소설집 『모르는 사람들』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 책을 시작으로 이승우 작가의 작품들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문장마다 관계와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고, 배울 수 있어서 계속 찾아 보게 됩니다.
디자이너 K :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편소설 『본심』을 추천합니다. 본심이 기억에 남은 이유는 어느 문장 덕분인데요. "단 몇 초의 대화였지만 나는 그동안 낮의 일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라는 문장입니다. 어떤 날들은 그냥도 씻긴다는,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알 수 없는 ‘본심’을 향하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향한 메시지가 담긴 이 책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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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詩낙락 레터 구독자님들을 위한 서대경 시인의 낭독 영상을 공개합니다. 서대경 시인이 낭독한 시는 시집 『굴뚝의 기사』의 첫 페이지에 수록된 「원숭이와 나」입니다. 서대경 시인의 나긋한 목소리와 힙한 음악으로 이뤄진 멋진 영상을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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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내리는 밤 원숭이와 나 도깨비 선생 댁 처마 아래 쪼그려 앉아 담배 피운다
드르륵 창문 열리는 소리 소복소복 쌓이는 흰 눈 위로 도깨비 선생 뿔 그림자 털북숭이 팔 그림자
서 선생, 눈 구경 나오셨소
원숭이가 내 어깨 위로 뛰어올라 내 머리 위에 앉아
도깨비 선생과 악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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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하늘 좋다, 저승길이 환하구먼!
도깨비 선생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 도깨비 선생 가래 뱉는 소리 드르륵 창문 닫히는 소리
한밤이 다 가도록 나붓나붓 떨어지는 눈 그림자 도깨비 선생 댁 처마 아래 원숭이와 나 쪼그려 앉아 담배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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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네들이 부러워. 자네들도 알다시피 난 아무리 마셔도 제대로 취해본 적이 없거든. 꿈속에서든, 꿈밖에서든 마찬가지지.
「술꾼들」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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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잠을 들여다보며, 너와 나는 요나가 되어,
시간의 푸르스름한 숨소리를 들었지,
「요나」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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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모든 굴뚝은 소리 없는 비명의 형식을 지녔네.
솟아오르는 모든 것은 일종의 비명이지.
「마감일」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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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한 번도 너의 꿈을 믿은 적도,
사랑한 적도 없지. 넌 자신이 이 삶과 무관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진짜로 살아본 적이 없는 거야.
「소매치기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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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요하고 참혹한 기분으로 창밖의 길을 본다. 이 세계가 가망이 없음을 본다. 서글픈 분노를. 무력한 시의 냉담한 저항을. 부동하는, 우글거리는, 내 안의 밤짐승들을.
에세이 「원숭이와 나」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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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의미에서 비의미로 나아가는 운동이며,
‘나’에서 ‘나라고 부를 수 없음’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에세이 「원숭이와 나」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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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의 기사』 속 좋은 문장을 가득가득 모았습니다. 출간 전 시집 원고를 읽으면서 좋은 부분을 표시해둡니다. 그렇게 표시한 문장들을 추려 다시 레터에 옮겨놓으면 새롭게 느껴져요. 신기하게도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
이번에 소개한 문장 중에 시 전문이 궁금한 문장이 있나요? 『굴뚝의 기사』는 몽환적인 문장들이 많습니다. 아마 시 전문을 읽어보시면 더더욱 마음에 드실 거예요.
시원한 여름밤,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해보세요. 풀벌레 소리와 함께 사각사각 필사하는 여름밤도 꽤 낭만적이지 않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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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레터의 주인공, 이영주 시인의 쿠키영상
또 하나의 전설이 탄생했다?! (비장)
6월의 마지막 일요일, 포에트리앤에서 이영주 시인의 『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낭독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낭독회는 오픈하자마자 마감되는 바람에, 대기자만 20명이 넘을 정도로 시작부터 뜨거웠는데요. 그 현장, 저희가 또 참지 못하고 달려가보았습니다. 🙈
팬미팅을 방불케 했던 그날의 공기, 온도, 습도 그리고 때론 발랄하게 때론 진지하게 독자분들과 호흡하는 이영주 시인의 멋진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구독자분들께 보내는 메시지도 있으니 꼭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 핀 시리즈 VOL. 8
이번 시리즈는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개념미술의 선구자 마이클 크레이그-마틴(Michael Craig-Martin)이 직접 선정한 작품 6점을 표지화로 싣습니다. 새로운 감각으로 여섯 시인이 풀어나가는 이번 볼륨의 에세이 주제는 ‘반려’입니다. 개성 있는 여섯 시인이 공통 주제로 풀어나가는 에세이,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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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 김승일 항상 조금 추운 극장
044 정현우 소멸하는 밤
045 정재율 온다는 믿음 |
046 이영주 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047 서대경 굴뚝의 기사
048 유희경 (9월 25일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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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자 노동자들의 편집후기
편집자 K : 밥도둑(foodrobber) 서대경 선생님의 작품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선생님의 꿈속에 오래 머물다 온 느낌입니다. 환생하면 선생님의 우울한 원숭이로 살고 싶어요(밥도둑인 이유는 시집에 실린 에세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마케터 Y : 소설 좋아하고 상상하길 좋아한다면(또는 인프피라면) 이번 시집 정말 강추입니다. ‘시’이지만 상상으로 그려질 듯한 인물과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꿈과 현실의 경계, 그리고 분열된 자아. 한 권의 소설처럼 읽어보세요. 🙈
디자이너 P : 두 번째 시집 출간을 앞두고 한 블로그에서 서대경 선생님의 「시작노트」를 읽었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시편들 속에서 서로 교차할 것이며 서로를 응시할 것이며, 속삭이고, 꿈꾸고, 소멸해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 사람일 것이다"라는 문장을 자꾸 곱씹게 됩니다.
디자이너 K : 선생님 덕분에 한여름에 가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을 전차」라는 시가 몹시 좋았기 때문입니다. 굴뚝의 기사에게 중얼중얼 말고, 도란도란하는 가을이 오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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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의 기사』 출간 이벤트
이벤트 1.
온라인 서점에서 『굴뚝의 기사』구매 시,
저자 친필 사인본 증정!
(한정 수량)
(구독자님들께 미리 공개하는)
이벤트 2.
온라인 서점에서 시집 구매 시,
미니 달력 구매 가능!
(한정 수량, 마일리지/포인트 차감)
(금요일에 이벤트 오픈합니다, 금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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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
『굴뚝의 기사』에는 서대경 시인의 분열된 자아들이 등장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나만의 다른 자아가 존재하나요? 그렇다면 어떤 모습인가요? 나와 함께하는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인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다섯 분께 핀 시인선 043~047 중 원하는 시집 한 권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이벤트 기간 : ~ 8월 6일(일)
당첨자 발표 : 8월 8일(화)
(남겨주신 답변은 마케팅으로 활용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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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처럼』
“짐승처럼 다가와줄 당신을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솔아의 신작 소설!
도망친 유기견을 찾는 사연과 자매의 갈등과 화해, 두 개의 고리로 연결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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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만은 알아주십시오.
나는 진심으로 당신들을 부러워하며,
또 존경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과몰입 오타쿠’ 시인
송승언의 ‘메타-덕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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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집행관』
SF다운 SF를 쓰는 작가
김보영, 10년 만에 돌아온 그 이름!
10주년 기념 개정판,
이토록 극적인 서사는 없었다.
알고 있던 모든 평범한 이야기가
무너지는 바로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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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엉뚱 발랄 기상천외 박애진식 SF 소설
지구인과 외계인의 경계가 더는 없는 세계에서 도도하고 우아한 그 존재, 고양이를 사랑할 수만 있다면
온 우주를 가로질러도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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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레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詩詩낙락의 세 번째 레터 어떠셨나요?
이번 레터의 소감을 방명록에 자유롭게 기록해보세요.
詩詩낙락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의견을 남겨주세요.
*다음 레터는 9월 말에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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