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 구독자님들은 동의하나요? 🤔
어릴 땐, 학업 스트레스만으로도 지긋지긋했기 때문인지 왜 청춘은 꼭 아파야 하는 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이제와 생각해보면 중2병이었을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청춘이니까 아프고, 아파야 하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눈부신 청춘은 많이 흔들리고 서투르지만 그만큼 쉽게 웃고 쉽게 설렐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청춘’이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도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 소개할 조성래 시인의 신작 시집 『햇빛 반사 유희』를 읽으며 저마다의 청춘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누구에게는 뜨겁고, 누구에게는 아련하고, 또 누구에게는 끝나지 않을 청춘. 조성래 시인의 청춘은 어떤 빛깔과 모양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구독자님들의 청춘은 어떤 모습인지 떠올려보며 시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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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녁 바깥으로 떨어지는
창피한 죽은 화살처럼
2026년 3월 조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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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집 『햇빛 반사 유희』를 출간한 소감
삶의 벼랑 끝에서 첫 시집을 썼다면, 이번 시집은 끝 모르는 넓은 초원에서 쓴 것 같아요. 떨어질 곳이라고는 없는 평화랄까요. 지금 살고 있는 일산이 그런 곳 같아요. 이 도시는 오르막길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늘 내리막을 걷고 있는 기분입니다. 못 했던 쉼을 쉬는 곳, 못 했던 웃음을 웃는 곳, 그런 곳에서 살며 쓰게 된 시집인데, 어쩐지 첫 시집을 쓰던 저의 결기 어린 눈빛을 생각하면 그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 눈치의 정서가 시집에도 담긴 것 같아요. 다만 이것은 또 다른 방식의 솔직함,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쓰는 일이라 생각해요. 뭐 있는 척 숨기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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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시간은 언제? 나만의 루틴이 있다면
저는 천성이 게으르고 도통 무계획인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이라든지 의지라든지 하는 것을 잘 믿지 않습니다. 시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까지만 딱 나를 데려다놓는 것, 그것이 제가 시를 쓰는 방식인데요. 일전에는 카페에 나를 데려다놓는 게 루틴이었다면, 지금은 그냥 집에서 향을 피워 놓고 쓰고 있습니다. 더 과거엔 두 시간 이상 매일 산책을 하기도 했었네요. 방식이 어떻든, 어떤 반복의 리듬을 만드는 일이 창작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낮과 밤, 계절과 공전주기가 있어 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처럼요.
시집 『햇빛 반사 유희』에서 가장 아끼는 시, 혹은 좋아하는 시구
「부재중 전화」의 “사랑까지는 못 되어서, 겨우 살아내는 마음의 힘들을 / 사랑에 도달한 자들이 비웃어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생각나네요. 지금 우리 살아가는 세상은 어쩌면, 사랑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을 비웃는 일이 만연한 것 같아요. 사랑의 방식을 잘 쓸 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 선민의식 같은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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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처음 찾아왔던 순간
평범한 순간이었던 것 같네요.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께서 과제로 쓴 시를 칭찬해주셨거든요. 문예부에도 추천해주셨고요. 기분이 좋아서, 또 칭찬받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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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즐거웠던 일
혼자서 공주를 다녀온 일 같네요. 고마나루로 가서 조용히 금강을 보다가 왔는데요, 시내에서 바라보는 금강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시내에서 바라본 금강이 현재와 현재를 이어서 가는 물줄기 같았다면, 고마나루에서 본 금강은 아득한 과거로부터 미래로 흘러가는 강물 같았어요.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오로지 자연과 나, 둘만의 독대였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까요.
힘든 순간 나를 위로하는 것
모든 일은 결국 일어날 일이었다고 생각하는 것, 다만 그 태도는 방관이 아니라 애도와 책임일 것, 결국 일어날 일이라 여기더라도 나 자신이 직접 해야 할 것을 행해야 하는 것. 영화 「테넷」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아주 잘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사고방식은 결국 시간의 절대성이 어쩌면 인간의 감각일 뿐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 같고요. 절대적 시간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가면, 그 자체로 삶은 아름답고 신비하고, 또 너무 크게 상심할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날씨
저는 군대에 있을 때도 가을이 오면 설레더라고요. 가을의 초입에서 불어오는 특유의 바람 냄새를 참 좋아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그건 또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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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멀리 가본 곳
미국이네요. 라스베이거스. 시집에 덕수(현민이) 형 이야기가 몇 군데 나오는데요, 형과 함께 촬영 사업을 할 때가 있었어요. 세마쇼에 촬영할 일이 있어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출장 갔던 것이 가장 멀리 가본 경험입니다. 해외에 가본 일이 거의 없는데, 도로 옆에 선인장이 있더라고요. 신기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아무래도 시를 쓰게 된 일이네요. 시를 제대로 써보겠다 다짐하고 다니던 대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이후로 삶이 무척 고되었지만, 그런 경험과 다짐, 고통과 오기가 이렇게 훌륭한 출판사에서 시집을 내게 된 출발점이었던 것 같아요.
추천하고 싶은 PIN 시집
신용목 시인의 『나의 끝 거창』을 좋아합니다. 친구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방식이 담백하면서도 쓸쓸한 구석이 있는데, 금세 휘발되고 마는 목소리 같달까요. 애정은 있지만 미련은 없는, 호명되는 그 이름들을 보면서 어딘가 참 특별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호명의 방식이 어쩌면 저의 작품에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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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고시원의 햇빛 가리개용 점퍼 ② 장발 시절의 어느 날 ③ 여수 낮바다 ④ 야간 알바 하던 순천의 편의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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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20대 시절은 어느 한 도시에 한해 이상 머무를 일 없이 돌아다니며 살았는데요, 마산과 순천, 강서구, 부천 등을 오가며 각종 아르바이트로 연명했어요. 그래도 시를 쓰고 싶다는 꿈 하나가 있어 좋았습니다. 강서구 고시원에 살 적에는 야간 알바를 마치고 와서 창으로 내리쬐는 햇볕이 그렇게 괴롭더라고요. 수건 몇 장과 코르덴 점퍼로 어찌저찌 햇빛을 막아놓고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일어나면 시를 썼어요.
해보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청춘인 것 같아요. 초록으로 돋아나고 싶은 풀처럼 초록으로 돋아나는 것, 일단 땅을 뚫고 올라와보는 것, 내가 어디에 뿌리 내렸는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것이 비록 내 뜻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내밀고 한 해 한 해 천천히 하늘로 약진하는 것.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생장하고 마는 줄기의 힘, 그것이 청춘이 아닐까 싶습니다. 억누르고 짓누르면 비뚤어지기 쉽고 결국 어느 곳으로든 비집고 나오죠. 그렇게 보면 청춘이라는 말은 꿈과도 비슷한 말인 거 같고요, 일장춘몽이라는 말이 있죠. 인생은 짧고, 그 모든 순간이 다 봄날의 꿈, 청춘(靑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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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캡쳐해보세요! 📸
『햇빛 반사 유희』 속 어떤 시 문장이 나왔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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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 시집 045 『온다는 믿음』 정재율 시인의 첫 에세이 『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가 출간되었습니다. 당신은 내향인인가요, 외향인인가요. 주말에 집에서 쉬는 게 좋은가요, 아니면 여러 사람과 함께 있는 게 좋은가요. 다 좋다면 스스로가 애매한 포지션의 사람으로 느껴질 때가 있죠. 북적북적한 곳에서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지만 문득 이대로 집에만 가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 그런 내향과 외향, 불안과 기쁨 사이에서 방황하는 나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예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사이’에서 매일을 견디고 있다면, 중간 어디쯤 있기에 비로소 열리는 투명하고 단단한 마음들의 이야기, 『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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